[에스티비] 이승준 3대3 농구 감독, 여러 논란에 해명도 사과도 없이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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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09:00
대한민국농구협회·3대3 경향위도 책임 피할 수 없다는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승준 3대3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승준 감독은 3월 초 3대3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 공개 모집에 지원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으나 불과 2개월 만에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사퇴했다.
그가 만든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3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앞두고 A라는 선수를 선발한 것이다.
A는 이승준 감독이 강력히 요구해 뽑은 선수지만 대회가 끝난 뒤에 이승준 감독과 같은 농구 아카데미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농구 아카데미의 코치는 이승준 감독, 이 감독의 동생 이동준, 그리고 A까지 3명이었다.
이 A라는 선수를 뽑으면서 두 번째 문제로 이어진다.
자신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인물을 국가대표로 뽑은 것도 문제지만, A선수는 아시아컵에서 수준 이하 경기력으로 우리나라보다 세계 랭킹에서 한참 뒤처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에 연패하는 빌미가 됐다.
결국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싱가포르 참사'가 바로 이 감독이 만든 두 번째 논란이다.
마지막으로는 3월 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승준 감독이 협회에 낸 서류가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지도자 경력이 최소한 1년이 필요하지만 이 감독의 경력이 증빙된 것은 조선대 코치 2개월이 전부였다.
이 감독이 루마니아 협회에서 2년 6개월을 일했다고 이력서에 적어냈지만 이 기간은 공개 모집 절차 완료 후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루마니아 협회에서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이력서에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심을 사기 충분한 정황이다.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자리에서 물러난 이승준 감독은 9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해명도, 사과도 없는 소감을 남겨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오늘 저는 3대3 남자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납니다"라며 "16년 전 저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면서 한국을 대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일하며 피를 흘렸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아시아컵 선수 선발 논란 및 부진한 성적에 대해서는 "이번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인생과 같이 스포츠는 결과를 미리 볼 수 없기에 그 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선수 선발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을 선임한 대한민국농구협회와 3대3 경기력향상위원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부실한 서류를 제출해 지원 자격이 없었던 이승준 감독에 대해 정확한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대표팀을 맡긴 것은 물론 부적절한 선수 선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이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겠다고 버텨왔다.
3대3 아시아컵에서 '역대급 참사'를 당한 것만으로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데 지금의 3대3 경기력향상위원회 체제로 다음 대표팀 감독을 다시 뽑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농구계 안팎의 우려가 크다.